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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력 회복 방법 (엔도카나비노이드, 해마 활성화, 독서 루틴)

by 60대의 건강 지킴이 2026. 2. 28.

50대가 넘어가면서 가장 두려웠던 순간이 언제였냐고요? 분명히 아침에 챙겨놨던 차 키를 찾느라 10분을 헤맨 날이었습니다. "이게 노화인가, 치매 전조 증상인가" 하는 불안이 몰려왔죠. 그런데 알고 보니 저는 뇌가 늙은 게 아니라 그저 뇌를 제대로 안 쓰고 있었던 겁니다. 실제로 미국 컬럼비아대학 마우라 볼드리니 교수 연구팀은 젊은이와 노인 모두에서 해마 주변 뇌신경세포가 계속 자란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출처: 컬럼비아대학 의대). 뇌는 죽을 때까지 성장합니다.

뇌의 해마 부위 이미지

1. 엔도카나비노이드가 뇌를 살린다

혹시 운동 후에 느껴지는 그 상쾌한 기분, 러너스 하이(Runner's High)를 경험해보셨나요? 많은 분들이 이게 엔돌핀 때문이라고 알고 계시는데, 실제로는 엔도카나비노이드(Endocannabinoid)라는 물질의 작용입니다. 여기서 엔도카나비노이드란 우리 몸에서 자연적으로 생성되는 신경전달물질로, 뇌혈관장벽을 통과해 직접 뇌신경을 자극하고 재생을 촉진하는 호르몬을 말합니다.

저도 처음엔 반신반의했습니다. 40대 후반부터 술을 좋아했던 탓에 기억력 저하가 당연하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하루 20분씩 빨리 걷기를 시작한 지 3개월쯤 지나니까, 회의 중에 자료를 찾느라 헤매던 빈도가 확실히 줄었습니다. 이게 바로 엔도카나비노이드가 해마(Hippocampus)를 자극한 결과였던 거죠.

해마는 뇌에서 기억력과 학습능력을 담당하는 부위입니다. 해마가 클수록 기억력이 좋다는 건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인데요. 운동을 통해 분비된 엔도카나비노이드는 이 해마 주변의 신경세포 재생을 직접 촉진합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주당 중간 강도 운동 150분, 즉 하루 20~30분 정도만 투자해도 뇌신경 재생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합니다(출처: CDC). 산책 수준이 아니라 약간 숨이 찰 정도로 걸어야 한다는 점, 꼭 기억하세요.

2. 해마 활성화는 반복된 습관에서 나온다

기억력이 떨어진다고 느낄 때, 많은 분들이 메모에 의존하려고 합니다. 저도 그랬어요. 그런데 문제는 메모 자체를 잊어버린다는 겁니다. 휴대폰에 적어놨는데 확인을 안 하고, 포스트잇을 붙여놨는데 어디 붙였는지 모르고요. 그래서 제가 선택한 방법은 '기억의 연장'입니다.

이 방법은 과거와 현재 시간의 간격을 의식적으로 줄이는 겁니다. 점심시간에는 아침부터 지금까지 한 일을 머릿속으로 되짚어보고, 저녁에는 아침부터의 모든 일을 떠올리고, 자기 전에는 하루 전체를 복기합니다. 메모하기 전에 먼저 생각으로 정리하는 습관을 들이는 거죠. 처음엔 정말 어색했습니다. 한 시간 전 일도 가물가물한데 하루 전체를 떠올린다는 게 막막했거든요. 그런데 한 달쯤 지나니까 점점 선명해지더라고요.

이런 훈련은 단순히 기억력만 키우는 게 아닙니다. 제 삶을 주체적으로 살고 있다는 느낌을 줍니다. 하루를 그냥 흘려보내는 게 아니라, 내가 무엇을 했고 어떤 생각을 했는지 정리하면서 '내 삶'으로 만드는 과정이죠. 기억은 시간이 아니라 빈도수에 영향을 받습니다. 10시간 몰아서 공부하는 것보다 매일 1시간씩 열흘 반복하는 게 훨씬 효과적입니다.

리처드 레스탁 박사가 쓴 『늙지 않는 뇌』에서는 덩어리짓기(Chunking)라는 기법을 소개합니다. 무작위 숫자를 전화번호처럼 묶어서 외우면 기억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겁니다.

기억력 강화를 위한 핵심 방법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매일 20~30분 중간 강도 운동으로 엔도카나비노이드 분비 촉진
  2. 시간대별로 하루를 복기하는 '기억의 연장' 실천
  3. 덩어리짓기 같은 암기 기법을 일상에서 반복 훈련

독서하는 시니어

3. 독서 루틴으로 어휘력과 사고력을 되살린다

나이가 들수록 약해지는 건 기억력만이 아닙니다. 어휘력도 눈에 띄게 떨어지죠. 분명히 아는 단어인데 입 밖으로 안 나오고, 형용사가 '좋다', '나쁘다'로만 퉁쳐지고요. 그런데 이건 노화 때문이 아니라 미사용 때문입니다. 자주 안 쓰는 명사, 고유명사, 형용사는 뇌에서 자연스럽게 퇴행되는 겁니다.

그래서 저는 6개월 전부터 아침 루틴에 독서를 넣었습니다. 매일은 아직 어렵지만 일주일에 3~4일 목표로 실천하고 있어요. 처음엔 그냥 읽기만 했는데, 효과가 없더라고요. 그래서 방법을 바꿨습니다. 10쪽 읽고 나면 책을 덮고 머릿속으로 정리하는 겁니다. "저자가 이 장에서 뭘 말하려 했지? 핵심 단어가 뭐였지?" 이렇게 생각하고, 하루 독서가 끝나면 전체 내용을 연결해봅니다.

솔직히 처음 한 달은 고역이었습니다. 10쪽 읽고 정리하려 하면 아무것도 기억이 안 났거든요. 그런데 한 달쯤 지나니까 점점 익숙해지고, 3개월쯤 되니까 이전에 읽은 내용과 지금 읽는 내용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경험을 했습니다. 이게 바로 신경가소성(Neuroplasticity)의 힘입니다. 신경가소성이란 뇌가 새로운 경험과 학습을 통해 구조와 기능을 변화시키는 능력을 의미합니다.

운동으로 근육을 키우듯, 반복된 학습 습관으로 생각의 근육, 뇌의 근육을 키울 수 있다고 저는 믿습니다. 실제로 저는 독서 루틴을 시작한 뒤로 회의에서 적절한 단어가 더 빨리 떠오르고, 복잡한 문제를 논리적으로 정리하는 속도가 빨라졌습니다. 작은 변화지만 분명한 변화입니다.


기억력 저하는 노화의 필연적 결과가 아닙니다. 뇌는 쓰지 않으면 퇴화하는 근육과 같습니다. 운동으로 엔도카나비노이드를 분비시키고, 의식적인 복기로 기억 회로를 강화하고, 독서로 어휘력과 사고력을 되살리면 50대, 60대에도 충분히 뇌를 성장시킬 수 있습니다. 저도 아직 진행 중이지만, 6개월 만에 확실한 변화를 체감하고 있습니다. 지금 당장 20분만 밖에 나가서 빨리 걸어보세요. 당신의 해마가 반응하기 시작할 겁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5E4bajwpys8
https://www.youtube.com/watch?v=2lkJ0oTh18Q